탄핵을 기다렸다는 듯,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나자 세월호 인양과 관련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다음달 5일 선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첫 시도가 진행될 전망이다. 세월호를 들어 올릴 잭킹 바지선 두 척은 지난 12일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해양수산부는 14일 세월호 선체에 연결돼 있는 인양 와이어 66개를 두 바지선에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지선은 세월호 선수와 선미 쪽에 각각 배치돼 있다. 세월호 선체에는 인양을 위한 리프팅빔이 설치돼 있고, 여기에 인양 와이어 66개가 연결돼 있으며, 이를 두 바지선에 절반씩 연결해 끌어올리게 된다. 두 바지선의 인양력은 척당 2만3100t에 달한다.
와이어 연결 작업은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3월 말까지 연결을 완료한 뒤 밀물과 썰물 때 수위 차이가 작은 ‘소조기’인 4월 5일쯤 인양을 시도할 전망이다. 성공적인 인양을 위해선 두 바지선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세월호 침몰 해역은 조류가 거센 ‘맹골수도'여서 유속이 가장 느리고 수위도 낮은 소조기에만 인양작업이 가능하다. 소조기는 통상 보름 간격으로 찾아온다. 3월 20일쯤부터 6월까지 8차례 소조기가 있다.
인양 작업은 중국 상하이샐비지사(社)가 맡고 있다. 사고 해역에는 인양 작업에 필요한 다른 선박 10여척도 배치돼 있다. 인양에 성공할 경우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탑재해 약 80km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옮길 계획이다.
세월호에는 희생자 9명이 잠들어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참사 직후부터 1000일 이상 진도 팽목항 임시 컨테이너에 머물며 인양을 기다리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3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에 앞서 팽목항을 찾아 헌화한 뒤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국민의 마음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유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났으니 조속히 인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