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이 추워서… 물이 새서…" 삼성동 사저 표정

입력 2017-03-13 14:38 수정 2017-03-13 14:47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파면된지 사흘째인 12일 저녁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뒤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으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사진=국민일보 DB

“거실이 너무 추워서…, 물이 새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 생활 이틀째인 13일 오전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이 사저를 찾았다. 조 의원은 “전날 사저에 들어가 보니 보일러가 고장 나 연기가 나던 게 마음에 걸려 찾아왔다”고 했다.

약 80분간 면담하고 나온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보일러가 아직 고쳐지지 않았는지 거실이 무척 추웠다”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이) 많이 힘드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표정을 보니 조금 몸이 안 좋으신 것 같다” “다리를 다쳐 힘들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주로 조 의원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전날 사저 안까지 들어갔던 ‘우리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모임(대사모)' 장민성 회장은 기자들에게 “집 안에서 물도 샌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파면된지 사흘째인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에 박 전 대통령이 들어선 뒤 거실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사진=국민일보 DB


탄핵 불복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어제 함축적으로 다 말씀하셨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다 포함된 것 아니냐. 현실적으로 법적인 사안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비하신 것 아닌가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사저에는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저 안팎은 여전히 분주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탑승했던 차량이 집 밖으로 나왔지만 뒷좌석에 커튼이 처져 있어 탑승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정수기 1대와 생수 2통을 실은 트럭이 사저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대형 온풍기를 싣고 나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10여명은 전날부터 밤새 사저 앞 골목을 지켰다. 한 지지자는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 집안을 촬영하는 게 불법이며 인권침해라며 112 신고를 했다. 이들은 “이제 여기가 청와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저 주변에 방범순찰대 1개 중대와 우발상황에 대비한 경찰 병력 320여명을 투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파면된지 사흘째인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에 박 전 대통령이 들어선 뒤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사저 입구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 DB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