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저 명예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현재’라는 제목의 주제강연에서 “오늘날 현대화와 세계화의 영향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지배적 서양문화와 그것이 간접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는 개신교를 향해 근본적인 도전을 던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신오순절 운동과 은사주의 운동의 급격한 확산은 새로운 종교개혁의 징후로 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종교개혁 전통의 교회들은 자기이해와 교회·사회적 실천 가운데 에큐메니컬 운동과 하나님나라에서 영감을 받은 생명의 문화를 주창했고, 그 영향으로 상당한 변화를 일으켜왔다”며 “이 때문에 개신교는 세계화된 세상 속에서 다시 한 번 문화 변혁의 힘이 되리라는 고무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 미래의 변혁에 대해 독일의 신학자 폴 틸리히를 인용하기도 했다. 라이저 명예교수는 “틸리히가 이해한 개신교적 원리는 믿음만으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값없는 선물로 의롭게 된다는 확신을 말하는 종교개혁의 중심사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이 원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나님의 권세가 궁극적임을 인정한다. 하나님은 지배하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은혜와 사랑으로 그 권세를 사용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틸리히는 개신교 전통 안에 있는 교회들에게 개신교적 원리로 도전했다. 즉 ‘자유의 종교’로서의 자기 이해와, 사회의 경제·정치적 질서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체현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며 “개신교 원리를 자신의 삶과 종교 공동체의 개혁, 문화적 변혁을 위한 동력을 삼는 ‘은혜의 실체화’를 새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라이저 명예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독일과 한국, 세계 개혁 교회들에게 이렇게 물으며 강연을 마쳤다. “역사적 전통인 개신교로부터 연유한 그 갱신과 변혁의 힘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님나라를 위해 ‘항상 개혁하는(semper reformanda)’ 힘으로 여전히 살아있습니까.”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