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복수… 손흥민, 밀월 훌리건에 ‘해트트릭’ 참교육

입력 2017-03-13 07:11 수정 2017-03-13 07:13
손흥민이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3부 리그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 후반 45분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악명 높은 밀월 훌리건의 야유를 향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대답은 해트트릭이었다. 손흥민이 밀월과의 2016-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시즌 12~14호 골을 모두 쓸어 담았다.

 손흥민은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3부 리그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 3골 1어시스트를 수확하고 토트넘 홋스퍼의 6대 0 대승을 이끌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로 데뷔하고 두 시즌 만에 처음으로 작성한 해트트릭이다.

 비록 토트넘의 홈경기지만 잉글랜드에서 가장 악명 높은 훌리건 중 하나인 밀월 팬들의 야유는 손흥민을 시종일관 괴롭혔다. 화이트 하트 레인 관중석의 한쪽을 점령한 밀월 훌리건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구호까지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개의치 않고 ‘골 폭격’으로 응수했다. 여러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축구에서 가장 짜릿한 복수는 단연 골이었다. 토트넘의 원톱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전반 10분 만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자리를 최전방으로 옮긴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41분부터 골 러시를 시작했다.

손흥민이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 골을 넣고 어딘가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AP뉴시스

 손흥민은 토트넘의 역습에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돌파한 뒤 왼발 강슛으로 첫 골을 뽑았다. 후반 9분에는 동료 수비수 키에런 트리피어가 하프라인에서 띄운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발리슛으로 밀월의 골망을 다시 흔들었다.

 밀월 훌리건의 야유 소리는 더 커졌지만,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 사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5분 동료 공격수 빈센트 얀센의 골을 거들어 어시스트를 수확했다. 5-0으로 크게 앞선 후반 45분 자신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려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4강으로 진출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시즌 12호 골부터 14호 골까지 모두 기록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치고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의 중요한 경기였다. 해트트릭을 달성해 기쁘고,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