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끼친다"
"헌재 불복…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귀가'를 지켜본 야권은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 전 대통령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일제히 발표했다.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결정에 볼복하는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불복한다면 국기문란 사태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헌재 결정에 흠결이라도 있는 듯이 언급했다.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국정농단과 헌법유린으로 훼손된 국격과 상처받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안희정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해진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탄핵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음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민의에 불복하는 자세를 버리고 진솔한 사과와 승복의 메시지를 직접 발표하기를 국민과 함께 기다린다.
◆심상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며 국민에 대한 사과 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선언'을 하였다. 우리 국민은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
◆정의당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국민과 맞서싸우더니, 국민에 의해 파직 당하고서도 국민의 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것이다. 파면을 당하고도 결백을 주장한 만큼 검찰은 당장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주기 바란다.
◆민주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표명, 탄핵 불복이라면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 지지층에 대한 인사이지 국민에 대한 입장표명은 아니었다. 또 사저 앞에 도착하는 모습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지지자들과 함께 세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비쳐졌다. 여전히 헌재의 탄핵 인용에 불복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 국민과 헌법질서의 명령에 순응하고 존중하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도 과한 일인지 답답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민간인이자 피의자의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민 앞에 결자해지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점은 거듭 유감스럽다.
◆국민의당
박 전 대통령이 헌법 재판소의 판결에 승복하여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모든 국민이 승복해야 법치국가 국민의 자격이 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놓고도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다. 박 전 대통령만 집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의 근원인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시스템도 청와대에서 내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박지원
박 전 대통령이 웃는 모습으로 악수를 하고 지지자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모습, 그리고 친박 인사들의 세 과시와 맹종에 또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봅니다. 국민 통합과 반성의 메시지가 하나도 없지만 이 또한 박 전 대통령이 만든 역사의 한 순간이고 박 전대통령이 앞으로 끝까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태원준 논설위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