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며 본관(행정관)을 점거했던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153일만에 농성을 풀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11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관에서 퇴거한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직원 400여 명을 투입해 학생들이 점거 농성하던 본관에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학생들 간 충돌이 발생해 부상자도 생겼다. 학생 1명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먼저 서울대 측은 점거 농성하던 학생 30여 명을 끌어냈다. 이에 따라 본관 4층에 학생 12명이 남게 됐다.
총학 측은 이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기 위해 1층 학사과 문으로 재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로 문을 두드리다가 분말이 터졌다. 이어 서울대 측이 분말을 가라앉힐 목적으로 물을 발포했고 이를 일부 학생이 맞았다.
계속 되는 대치 끝에 4층에 있던 학생들은 오후 5시30분께 자진 퇴거했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일어나선 안 될 반인권적·비상식적인 일이 서울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다음달 4월 예정된 학생총회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추진한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 철회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10월10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해왔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퇴거 이후 공식입장을 내고 "불법 점거 학생들에게 대학 행정 정상화를 위해 행정 부서가 2·3·5층에 입주 이사를 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외 용역업체 직원이 포함됐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향후 시흥캠퍼스 조성 과정은 물론, 학내 주요 정책 사안을 대학 구성원들과의 협의와 소통을 통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서울대, '시흥캠' 반대 본관 점거농성 퇴거 조치
입력 2017-03-11 23:03 수정 2017-03-11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