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단체, 헌재 선고 불복…"이젠 보수파 정권 창출하자"

입력 2017-03-11 21:01
11일 서울 서울광장에서 탄핵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경찰과 충돌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말리고 있다. 사진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의 후신)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1차 탄핵무효 국민저한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고 ▲탄핵무효 ▲심판무효 ▲헌재해산 ▲국회해산 등을 촉구했다.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대선 국면이 본격화한 데 따라  '보수 정권 재창출'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성명에서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중앙회장은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를 구성하고 어제 사건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특히 멀쩡한 경찰차 스피커가 떨어져 애국지사 두개골 파열 시킨 부분은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조사위를 만들어 전날 발생한 시위대 사망 사고 관련 경찰 책임자들의 처벌을 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가를 상대로는 사망자 발생의 책임을 묻고, 장례를 나라에서 치러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이었던 김평우(72·사법연수원 8회)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헌재와 재판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가 아니라 국회 소추위원회의 재동 출장소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헌법 재판을 받을 수가 있나"라며 "완벽한 민선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국회가 아닌 헌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는 국회에서 중대한 범죄라고 소추한 것은 전부 죄가 안 된다고 보고 경범죄만으로 탄핵했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광장에 우뚝 서는 날까지 법치, 애국 투쟁을 힘차게 밀고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저항본부 정광택 회장은 "어제 버스에 줄을 걸고 끌어내리려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다. 그것은 종북좌파들의 행동"이라며 "군대 동원하라, 계엄령 선포해라 이런 것들은 우리 집회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절대로 법과 질서를 지켜주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우리 집회는 시비를 걸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집회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대체로 자중하는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확성기와 군가 소리도 이전에 비해 다소 사그라들었다.

전날 탄기국 시위대는 탄핵 이후 헌재 진출을 강행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시위 도중 사망한 3명의 장례식을 18일 연다.

이들은 오후 4시2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명동과 한국은행, 숭례문을 지나 대한문 앞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을 했다.

행렬은 '탄핵 무효' '국회 해산'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행진 이후 진행된 2부 집회에서는 "보수파 정권 창출" 등 대선 관련 발언들이 나왔다.

정 회장은 "보수파 정권을 창출해 거짓 세력이 저지른 것을 하나씩 찾아서 바로 잡아야 한다. 이제 59일 남았다. 그러자면 지금 우리가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고 밀어줘야 한다"며 "국무총리 공관을 가든 자택을 가든 황교안 권한대행 끌어내 출마 시키자"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52·강원 춘천)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이제 우리 힘으로, 황교안이 됐든 누가 됐든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접 가서 투표할 날도 59일 밖에 남지 않았다. 페이스북도 하고 카카오톡도 하고 한 분, 두 분 더 데리고 나오시면 50% 된다. 그러면 역전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출신 조원룡(56·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는 발언을 하면서 "보수대연합을 해서 절대로 좌파들에게 정권을 넘겨줘선 안 된다고 제 개인 소신을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정미홍(59) 전 KBS 아나운서는 "헌재 재판관들을 감히 정유팔적이라고 부르겠다. 이 자들은 을사오적이나 다름 없다"며 "이제 59일 남은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훌륭한 애국자 대통령을 만들어서 잘못된 것들을 전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8시께 집회를 종료했다. 주최 측은 이날 70만명 이상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저항본부는 2차 집회를 18일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열기로 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