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인 10일 오후 1박2일로 호남을 찾아 '치유'와 '통합'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 1박을 한 뒤 11일 오전 광주 서구의 광주대교구를 찾아 김희중 대주교와 약 15분간 면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부끄럽지만 국민은 자랑스럽다"며 우리 국민이 위대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한 페이지를 넘기고 상처나 아픔, 분열을 씻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통합을 이야기했다.
이어 광주 북구 북동성당에 들러 1시간가량 김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미사 후"어제 헌재의 탄핵 결정으로 우리 국민, 촛불이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아직은 절반의 승리다. 우리 촛불이 외쳤던 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야만 완전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발전방향에 대해서 그는 "우리가 정권교체해서 새로운 정부를 세운다면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한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지역발전을) 추진할 각오"라며 광주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육성,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나주혁신도시 에너지벨리 형성을 약속했다.
문 전 대표가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 후 첫 일정을 호남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이 지역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 첫 지역이자 최대 승부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남에서는 이달 25일~26일 ARS 투표, 27일 순회투표가 시작된다.
주말 호남 방문을 마친 문 전 대표는 빠르면 12일 탄핵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과 향후 경선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4일 공중파, 17일 종편이 주최하는 TV토론회가 예정되어 있다.
한편 호남을 방문하기 전날인 10일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팽목항을 찾아 분향소에 참배하고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었다.
이어 미수습자 가족과 1시간이 넘도록 비공개 만남을 한 그는 '미수습자 수습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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