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된 뒤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대통령 탄핵되다’ 등의 제목을 달아 소식을 긴급히 전했다. CNN방송은 특파원이 서울에서 직접 생방송을 하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다뤘다. CNN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박근혜 아웃(Park Out)’이라고 간명히 표현했다.
영국 BBC방송도 탄핵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은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이 확실해진 만큼 국민의 분노는 재벌을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집안배경과 선거승리 요령(knack)으로 2012년 대선에서 당선된 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 약 1년을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며 “이번 스캔들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기업인들까지 덫에 걸렸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탄핵 사실을 긴급으로 알렸다. 특히 AP는 ‘한국의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공식 축출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탄핵 결과를 “2012년 대선에서 아버지 독재자에 향수를 느낀 보수층을 등에 업고 당선된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기막힌 몰락(stunning fall)”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결정에 분노해 경찰과 충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탄핵 소식과 함께 “야권 후보들은 일본과 위안부 문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신호”라며 “한국에서 아무 폭력 없이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안병진 경희대 교수(미래문명원 원장)를 인용해 “박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수십년간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권위주의 정치와 경제 질서가 퇴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물러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화시위로 민주주의 30년 만에 역사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진단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한국에서 오랫동안 트라우마가 있는 공주로 여겨졌다”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흉탄에 숨졌다는 사실부터 비선실세 최순실과의 밀접한 관계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사진과 함께 ‘박 대통령 탄핵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관영 CCTV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생방송 회견을 중단하면서 헌재 판결을 생중계로 연결해 상황을 주시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