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온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내일 이후는 머릿속이 하얗다. 이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운명의 시간이 하루 남았다. 영원히 오지 않을 거 같더니”라며 그간 심경을 밝힌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먼저 태블릿PC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상했다. 너무 어설펐고 곧 장난친게 드러나겠구나 했는데, 배째라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박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자신의 발언과 행적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11월 4일 비박계 반란의총에 참다 못해 새누리호와 함게 가라앉겠다고 했고, 특검범이 국회 통과 되던 11월 17일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고 했다”며 “촛불 발언 때문에 친박 8적에 뽑혔는데 아직도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자신이 가장 먼저 탄핵절차를 외쳤다는 김 의원은 “촛불집회 이후론 좋아하던 양초도 켜지 않는다”며 “그 여세에 밀려 탄핵안이 의결 됐고, 백수가 되더라도 다시는 얼굴 안보고 살길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배신자들은 그 하루라도 더 살겠다고 당을 나갔다”며 “배신의 계절을 지켜보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썼다.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탄핵안 가결이후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집회 소식을 듣고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며 “태극기는 점점 커졌고, 헌재분위기도 달라졌고, 김평우(대통령 변호인단) 같은 천재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영태 녹음 파일도 언급했다. 이 파일은 친박단체들이 국정농단 주범을 고영태라고 주장하는 근거이다. 김 의원은 “나라가 잘 되려면 군자가 여럿 필요하지만 망하려면 소인배 한사람이면 족하다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독일 집회에 달려온 전직 간호사를 언급하며 “이젠 울지말라.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왜 우냐”라고 적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