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바쁜 일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으로 여겨 방치하게 되는데, 이 경우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원 박모씨(42세, 남)는 올해 들어 잦은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연말연시 업무 과다, 회식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인 줄 알았지만, 두어 달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자 결국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내시경, 복부초음파, 혈액검사 등의 검사에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해 한의원에 가보니 담적병으로 진단 받고 한약과 침치료를 통해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
이처럼 원인 모를 두통과 어지럼증, 소화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담적병인 경우가 많다. 담적병(痰積病)이란 위장 내에서 발생한 독소들이 위 점막을 투과해 위 외벽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위장기능을 저하시켜 소화불량, 복부팽만, 잦은 방귀와 트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복부에 통증을 느끼고 구토를 하게 되며, 독소들이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나가 어지럼증, 두통, 만성피로, 불면증, 우울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의 2차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한의학박사) 원장은 “두통과 어지럼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고 소화장애가 동반된다면, 담적 병을 의심하고 위와 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맞춤형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담적병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에 쌓인 담을 풀어내고 저하된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왕뜸, 온열치료, 침치료, 한약 등을 병행해 전신에 퍼진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실시한다.
담적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담적병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에 해당하면 담적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명치끝이 답답하고 역류가 잘 된다 □잘 체한다 □메스껍다 □가스가 잘 차고 항상 속이 더부룩하다 □대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 □머리가 자주 아프다 □어지럽다 □눈이 침침하고 다크써클이 있다 □눈 주위가 뻑뻑하고 통증이 있다 □건망증이 심해진다 □얼굴색이 누렇고 검어지거나 기미가 낀다 □뒷목이 뻣뻣하다 □어깨에 담이 잘 결린다 □항상 피곤하다 입냄새가 심하다 □여성의 경우 냉·염증이 자주 발생한다
또한 박 원장은 “담적병은 방치하면 만성화되어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아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보고 5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빨리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체질과 개인특성에 맞는 맞춤 한약을 통해 위장의 뭉친 기운을 풀어주고 몸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