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해병 누드사진 유출 파문…피해 여성 20명 넘어

입력 2017-03-09 13:57
AP =뉴시스

미국 해병대원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 전현역 여성 해병대원들의 누드 사진이 무더기로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의회에서 사건 진상을 밝힐 청문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드 사진과 음란댓글에 대해 해군범죄수사대(NCSI)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사이트를 비밀리에 옮겨 계속 활동하면서 해병대와 수사당국이 이를 차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가 되 여성 해병대원들의 누드 사진은 페이스북 내 '해병연합(Marine United)'이라는 그룹 페이지에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누드 사진들은 누군가에 의해 비밀리에 비공개 사이트인 '해병연합2(MU2)'로 옮겨졌다.

민주당 소속인 커스틴 길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N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길리브랜드 의원은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에 보낸 서한에서 "누드 사진 온라인 공유와 댓글들이 부정행위 범위에 포함되는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길리브랜드 의원은 "이 용납할수 없는 행동은 여성 해병대원들에 대한 무례한 (군대) 문화 잔재를 그대로 보여주고 군대의 질서와 규율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누드사진 유포 피해자 중 한 명인 에리카 버트너(23)는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버트너는 "퇴역 해병대원으로서 이번 스캔들이 혐오스럽고 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버트너는 해병대에서 4년간 복무한 뒤 지난해 6월 전역했다. 그는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해병연합 그룹 페이지에 누드 사진이 실렸다고 주장했다.

버트너는 "오히려 희생자들이 비난을 받고 남자들의 성적 욕구를 이해해줘야 한다는 주장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드사진 유출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2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누드사진 밑에 달린 댓글 중에는 성추행과 강간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들은 누드 사진 뿐만 아니라 성명, 계급, 근무지 등도 공개돼 심각성을 더했다.

로버트 B. 넬러 해병대사령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해병대와 우리 가족들 미국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현역 해병대원인 마리사 요테크는 "이들(누드 사진 유포자들)은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사태를 계속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테크는 "유포된 사진에서 나는 복장을 갖춘 상태였지만 밑에 성폭력과 관련된 댓글들이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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