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0달러선 아슬아슬… 셰일석유·감산연장 향후 변수

입력 2017-03-09 13:55

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5% 이상 급락했다. 미국 원유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아직 배럴당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오는 6월로 끝나는 산유국의 감산 기간 연장 여부와 미국 셰일 석유의 생산량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86달러(5.4%) 하락한 배럴당 50.28달러로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69달러(4.9%) 떨어진 배럴당 53.1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원인은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일 끝난 주간의 국내 원유재고가 8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의 전망치 200만 배럴보다 4배 이상 많다.

유가하락의 여파로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에너지업종은 2.5% 하락했다. 지난 9월 중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올초 기준으로는 8.5% 떨어졌다.

7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IHS-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석유수출기구(OPEC)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디게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산유국이 합의한 감산 조치가 미국의 셰일 석유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킨다고 경계했다.

알-팔리 장관은 오는 6월로 끝나는 원유감산 기간 연장은 원유 재고량이 얼마나 빨리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오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CERA 연례회의에서는 미국 셰일 석유 생산량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산유국 감산합의가 비교적 원만하게 지켜졌음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을 맴도는 이유는 셰일 석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셰일 석유 생산업자들이 계속 생산량을 늘릴 경우 기존 OPEC과 비OPEC 산유국 사이에 감산합의가 흔들리거나 추가 감산합의를 어렵게 할 수 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5월 다시 만나 감산 기간 연장을 협의한다. 그러나 OPEC 회원국의 감산 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더욱이 OPEC 회원국의 합의 도출도 녹녹치 않다. 허리띠를 졸라맨 덕을 미국 셰일 석유 생산업자가 가로채는 것을 두고 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시스· 정리=고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