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변현덕(82·서울 영락교회 장로)씨가 최근 ‘꼬마 피아니스트의 독주곡집 ①②’(수도음악)를 발간했다.
독주곡집 ①②에는 모짜르트의 미뉴에트, 브람스의 왈츠, 체르니의 소나티네, 헝가리안 왈츠 등 80여곡이 실려 있다.
변 장로는 "독주곡집은 스승인 안익태 선생의 권유로 발간된 것이다. 당시 서울음대 김원복 교수와 숙명여대 음대 이애내 교수, 이화여대 음대 신재덕 교수의 추천을 받은 곡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원·작곡과 그 제목, 멜로디, 반주, 작곡자명, 운지법, 페달 사용법, 악상기호, 곡해석 등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그것은 이 곡을 펴낸 사람이 꼬마 피아니스트였을 때 배우고 연주했던 곡들로 지금에 와서 원곡악보를 구할 수 없기에 기억으로 편곡, 작곡 또는 기보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 장로는 2015년 서울대 음대에 재입학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변 장로는 원래 1960년 서울대 문리대 식물학과를 졸업했다.
11세 때 숙명여대 음대 학장을 지낸 이애내 교수로부터 사사 받는 등 음악적 재능이 있었지만 부모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
하지만 음악가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대학 졸업 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으로부터 작곡을 배우며 월간 '음악세계'를 발간했다.
64년 서울대 음대에 편입했지만 한 학기만 마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구니다찌 음대에서 수학했다.
70년대 초 다시 미국으로 가 줄리어드 음대 교수로부터 15년간 개인 레슨을 받았다.
가난한 음악가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교회성가대 반주는 물론 야채가게 종업원, 피아노 수리, 밤무대 연주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90년쯤 귀국한 뒤에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피아니스트로서 2000여회 연주를 가졌다.
하지만 서울대 음대에 편입하고도 졸업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음악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다시 서울대 문을 두드리게 했다.
변 장로는 "더 열심히 피아노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며 "어린 아이들이 피아노를 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행복하다. 이 독주곡집을 통해 피아노 음악을 더 사랑하고 가까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