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재단 경영권 분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벌어졌던 동생 박근령씨 부부가 태세를 전환해 적극적으로 ‘탄핵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제부이자 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박근혜 300억 주장이 소설”이라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비난했다.
신 총재는 7일 트위터를 통해 “박영수 특검 ‘박근혜 300억 뇌물 수수 혐의’는 엮은 게 아니라 강력본드로 붙인 격”이라며 “추리소설 치곤 셜록 홈즈의 ‘죄와 벌’이다. 국민적 인기는 얻었지만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박근혜가 깨끗하다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특검이 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박근혜 탄핵 각하를 축하하는 포”라며 “특검 수사결과 발표는 소리만 요란한 박근혜 마녀사냥의 극치”라고 적었다.
신 총재는 근령씨와 함께 지난 4일 서울 중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박 대통령 지지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주최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근령씨는 이 집회에서 “대통령이 중대한 헌법 위반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박 대통령과 근령씨는 1990년대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가 남긴 육영재단의 경영권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근령씨와 그의 지지단체 ‘박정희·육영수 숭모회’가 주도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해 퇴진 운동을 벌였다. 그들은 “재단 고문이던 최태민씨가 박 대통령을 조종해 재단 운영을 전횡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경영 실패와 여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육영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대통령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내가 누구에게 조종받았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고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근령씨가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 지지단체인 ‘근화봉사단원’ 1백여명과 ‘숭모회원’ 1백여명이 뒤엉켜 충돌했고,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영재단 경영권 관련 문제는 2007년 옛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쟁한 당시 후보 박 대통령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다시 거론됐다.
박 대통령과 근령씨의 불화는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2008년 근령씨가 14세 연하인 신 총재와 재혼할 때 박 대통령은 결혼식장을 찾지 않았다.
근령씨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무소속 출마해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2013년 박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