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사건으로 말레이시아와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북한이 7일 자국 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의례국은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말레이시아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과 공민들의 안전담보가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조선 경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공민들의 출국을 임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 기간 조선주재 말레이시아대사관 외교관들과 공민들은 이전과 같은 조건과 환경 속에서 정상적으로 사업하고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보관 중이던 일부 문서를 소각하고, 대사관에 게양됐던 국기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평양에서 대사관을 철수시키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북한의 조치에 대해 말레이시아도 이날 자국 내 북한인들의 출국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번 조치는 북한 움직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의 강철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선정하고 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출국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북한은 6일 보복조치로 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에게 추방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