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WBC 졸전 속 유일하게 빛난 ‘끝판왕’

입력 2017-03-07 09:45
오승환이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차전에서 8회초 2사 만루 위기 때 이스라엘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전 졸전에서 유일하게 빛난 별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었다. 오승환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끝판왕’의 면모를 보였다.

 김인식 감독의 한국 야구대표팀은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예선 1차전에서 이스라엘과 연장 접전 끝에 1대 2로 졌다. 예선의 복병이지만 상대적 약체인 이스라엘에 패배하면서 본선행의 난항을 예고했다.

 대표팀은 매회 출루에 성공했지만 홈을 밟은 주자는 단 1명이었다. 마운드 역시 볼넷 9개를 허용해 패배를 자초했다.

 오승환만은 달랐다. 오승환은 1-1로 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1점만 빼앗겨도 패배할 수 있는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그렇게 9회초까지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자 5명을 상대하면서 삼진 3개를 빼앗았다. 공 20개 중 스트라이크존으로 17개가 꽂혔다. 그동안 이스라엘 타자들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0㎞를 찍었다.

 오승환은 9회말 타선 부진으로 동점에서 이어진 연장 10회초 임창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창용은 2사 1, 3루에서 적시타를 허용했고, 타선은 같은 회 말 점수를 내지 못했다. ‘끝판왕’이 어렵게 살린 승리의 불씨는 그렇게 꺼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