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 과정에서 협박을 당했다는 북한 국적자 이정철의 주장을 일축했다.
5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에 따르면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말레이 경찰은 살인사건 조사에 필요한 표준 절차를 따랐다"며 "이정철은 다른 용의자들과 마찬가지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된 후 말레이에서 추방된 이정철은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북한대사관 앞에서 "말레이 경찰이 범죄 사실을 자백하지 않으면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잘 살 수 있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날조된 증거로 나를 압박했다"며 "이번 사건은 공화국(북한)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모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칼리드 청장은 "이정철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구금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정철은 지난달 13일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달 17일 체포됐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그는 현재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