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5분쯤 변호인과 함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예정된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다. 조율 과정에서 검찰은 오전 10시 소환을 원했으나, 최 의원 측이 국회 일정과 변호인의 다른 재판 참여 등을 이유로 대며 출석 시간 연기를 요청해 결국 오후 1시 30분으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최 의원은 이후 아무런 통보도 없이 오전 출근시간 무렵 불쑥 검찰에 나온 것이다.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불려나오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는 것을 피하고, 검찰이 준비가 덜 된 상황을 노린 고의적 기습 출석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여당 실세 의원의 ‘이중 플레이’에 황당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불쾌감 속에 최 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애초 최 의원에게 지난 1월 24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최 의원 측이 연기를 요청해 3월 2일 오전으로 미뤄졌었다. 이후 최 의원 측은 다시 한 번 하루 연기를 요구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지역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황모(36)씨를 채용하도록 중진공 고위층에 압력을 넣은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중진공 측은 2013년 하반기 채용에서 황씨의 서류·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검찰은 지난 1월 최 의원의 보좌관 정모(43)씨를 구속기소했다. 정씨는 중진공 간부에게 “의원님이 연루되면 안 된다”며 위증을 시키고, 본인도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