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천동 고분군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삼국시대 고분 유적인 연산동 고분군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게 됐다.
부산시는 삼국시대 고분 1000여 기가 모여 있는 연산동 고분군을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연산동 고분군은 총 6만6068㎡ 면적에 5~6세기 삼국시대 고분군으로 부산 지역에서 유일하게 거대한 봉분이 있는 고분군이다. 황령산 북쪽의 배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구릉 능선 정상부를 따라 남북 방향으로 18기의 큰 봉분이 일렬로 배치돼 있으며, 구릉 경사지에는 봉분이 없는 1000여 기 이상의 중소형 고분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도굴 등으로 황폐해져 부산시는 1972년 시 기념물 제2호로 지정해 보호해왔다.
연제구는 2009년부터 봉분 복원을 위한 정밀 발굴조사를 세 차례 실시했다. 그 결과 18기의 봉분을 확인했으며, 삼국시대 갑옷과 투구 등 37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연산동 고분군은 우리나라에서 길이가 가장 긴 수혈식 석곽묘로 소형 점토괴 사용(점토를 주먹 크기로 뭉쳐서 쌓는 방법), 부엽공법(낙엽을 깔고 그 위에 점토 깔기를 반복해 쌓는 방법), 거대한 뚜껑돌 사용 등 삼국시대 봉분 축조술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적로 평가받고 있다. 또 봉분 구조, 출토 유물 등을 통해 고대 가야, 신라와 일본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어 역사적·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뚜렷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부산 연산동 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되면 부산의 사적은 기존 동래 패총, 금정산성, 동삼동 패총, 복천동 고분군과 함께 5개로 늘어나게 된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