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서 첩자로 몰려 종신형 선고받은 기독교인 풀려나

입력 2017-03-02 14:20 수정 2017-03-02 14:20
출처: 루보미르 자오랄렉 트위터

체코 시민권자이자 오랜 기간 미국 순교자의 소리의 스태프로 일해 온 피터 야섹이 수단의 대통령 오마르 알 바시르의 사면을 받고 수단 감옥에서 풀려났다. 피터는 수단의 기독교인들을 방문하고 한 사람의 치료를 돕기 위해 치료비를 조금 준 이후 이슬람 수단 정권에 의해 체포됐다.

2일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간첩 행위와 불법 입국을 포함한 여러 가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체코인 피터가 풀려나 집으로 돌아갔다고 국민일보에 전해 왔다.

피터는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지난 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수단법에 따르면 20년 투옥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른 범죄 혐의들로 인해 추가적으로 4년을 더 선고받았다.

판결이 나온 이후 수단과 체코 정부 간의 협상이 진행돼 왔고 결국 체코 외무부 장관인 루보미르 자오랄렉의 하르툼 방문이 이루어졌다. 자오랄렉은 지난달 26일 오후 트위터로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 있는 피터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의 석방이 알려졌다.

출처: 루보미르 자오랄렉 트위터

피터는 2015년 12월에 체포돼 그때부터 감옥에 있었다. 그는 1월에 수단의 한 법원으로부터 ‘정부와 전쟁을 벌이고’, '군사 지역에서의 제한을 위반하고’, '정부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소문을 퍼뜨리고’, '간첩 활동’과 ‘지역 사회 간의 분쟁을 조장’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피터는 미국 순교자의 소리(VOM·The Voice of the Martyrs) 스태프의 일원으로서 15년이 넘도록 열정을 갖고 핍박 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섬겨왔다. 그는 아프리카를 두루 여행하며 VOM을 대신해 기독교인들에게 전달하는 물질적 및 영적 원조를 직접 감독했다.

피터는 당초에 2명의 목사를 포함한 3명의 수단 남성들과 함께 재판을 받았다. 재판이 끝나갈 무렵 판사는 쿠와 샤말 목사의 범죄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고 그는 석방됐다.

그러나 하산 압둘라힘 목사와 압둘모님 압둘마우라는 피터의 간첩 활동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두 수단인은 각각 12년형을 선고받고 여전히 감옥에 있다.

출처: 루보미르 자오랄렉 트위터

피터의 석방 소식에 한국 순교자의 소리 폴리 현숙 박사는 “이 경험은 VOM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핍박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섬기면서 직면하는 위험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그러나 이 시련의 시기를 통해 빛난 피터의 믿음, 그리고 그의 가족의 믿음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큰 축복이었다. 하나님은 그분의 신실하심을 다시 한번 보여주셨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이자 동역자의 귀환을 환영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귀국 후 피터는 오랜 수감생활로 인한 건강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입원할 예정이다. 그와 그의 가족은 회복하는 동안 사생활 존중을 당부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피터가 휴식, 사색 그리고 회복의 시간을 가진 뒤, 자신의 경험과 감옥에서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교훈을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