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교수와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명경재 교수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전환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 '코블1(Cobll1)'을 발굴했다고 2일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진단 초기에는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5~6년간 지속되다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 갑자기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해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기로 변한다.
의하계는 그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이렇게 갑자기 급성기로 변하는 이유를 캐기 위해 무진 애를 써왔지만, 베일을 벗겨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비밀의 문을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열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최신 정밀의학 기법인 차세대 유전자 분석 방법(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제브라 피쉬(Zebra Fish) 실험을 통해 코블1 유전자가 증가하면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슈펙트, 포나티닙 등,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증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급성기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급성기 전환 후에 코블1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환자는 최신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증가하고 이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경우, 표적항암제에 백혈병 세포가 다시 잘 듣는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김동욱 교수는 "코블1 유전자는 백혈병의 진행과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되며, 동시에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가진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블1 유전자는 연구과정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의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일부 고형암에서도 발현이 증가되는 것으로 확인돼 근본적으로 백혈병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특효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여줬다. 연구팀은 한국백혈병은행에서 장기간 보관해온 백혈병 검체를 대상으로 그 가능성을 벌써 검증했다.
김동욱 교수는 “코블1 유전자의 기능 규명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내성과 급성기 진행에 대한 또 하나의 퍼즐이 풀렸다”며, “향후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이를 다른 백혈병에 확대 적용하는 문제를 후속 연구로 추가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혈액암 분야 국제 학술지 ‘류케미아(Leukemia)’ 인터넷 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