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살해하는데 직접 가담한 여성 용의자 2명이 1일 말레이시아 현지 법원에 출두해 무죄를 주장했다.
현지매체 더 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적의 아이샤는 이날 법정에서 "내가 (김정남을 암살)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국적의 흐엉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모두 김정남을 살해하려던 게 아니라 TV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을 찍는 줄 알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재판은 아이샤가 먼저 출두해 증언하고 퇴정한 이후 흐엉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여성은 각각 다른 자동차를 타고 방탄조끼를 입은 채 법원에 도착해 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두 사람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말레이시아 형법 제302조에 의거해 기소됐다. 현지매체들은 유죄가 입증될 경우 최고형으로 사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 기소장에는 피살된 남성의 이름이 '김철'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의 신원이 아직 유가족 DNA 테스트를 통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소장에는 김정남 암살과 관련된 '다른 4명'도 언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소장에 언급된 4명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