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에는 태극기가 넘실댔다. 98년 전을 떠올릴 만한 함성이나 구호는 없었다. 하지만 바람에 나부끼는 그 모습만으로도 독립기념관을 찾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태극기란 그런 것이다. 98년 전 3월 1일, 광복을 맞았던 1945년 8월 15일, 1987년 6월 항쟁의 거리 곳곳에서 태극기는 국민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담아냈다.
2017년 3월 1일에도 서울 등 중심가에선 태극기가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평소 주말과 마찬가지로 ‘태극기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도 이날 촛불집회에는 태극기를 들고 나오라고 독려했다.
어느샌가 갈등의 상징처럼 비쳐지고 있는 태극기. 오늘 서울 중심가에서 태극기는 다시 한 번 통합의 상징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태극기는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정승훈 기자,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