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넘실대는 삼일절… 태극기는 갈등 아닌 통합의 상징

입력 2017-03-01 09:03
3,1절을 하루앞둔 2월 28일 천안 독립기념관 '태극기마당'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곽경근 기자


매년 3·1절 즈음이면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내걸린다. 각 지자체에서 내거는 태극기다. 3·1절에는 그 어떤 국경일보다 태극기를 내거는 가구가 많다. 3·1절과 태극기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퍽 다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매년 그렇듯 ‘3·1절에는 전 가정에 태극기를 달아 소중한 애국심을 표현해보는 게 어떨까요?’라는 안내문이 나붙었지만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이 많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켜 이웃 주민들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다.

거리마다 태극기를 내건 지자체에도 “예민한 시기인데 태극기를 내거는 건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민원전화가 걸려온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아예 3·1절 기념식에 태극기를 나눠주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미묘한 시기지만 98년 전 그때처럼 2017년 3월 1일에도 서울 등 중심가에선 태극기가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평소 주말과 마찬가지로 ‘태극기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도 이날 촛불집회에는 태극기를 들고 나오라고 독려했다.

주장하는 내용은 다르지만 저마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그들의 구호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국민들을 하나로 이끌었다. 2017년 3월 1일의 태극기도 마찬가지이길 기대한다. 태극기는 갈등이 아니라 통합의 상징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