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선한 의지' 발언 이후 지지율 정체기를 겪으며, 캠프 내에서 반등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현재 조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21∼23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21%.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안 지사 지지율은 21%로 지난주보다 1%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20~22일 전국 성인남녀 1,508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2.5%포인트, 응답률 9.4%)에서도 안 지사는 지난주보다 1.2%포인트 내린 19.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지지율 20%'를 유력후보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 수치를 웃도는 순간부터 검증의 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안 지사의 경우 민주당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연정' '선한 의지' 발언, "민주당과 집권여당 '강령집'에서 큰 차이 안 난다"는 언급을 통해 스스로 야권 지지층의 반감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지사가 지지율 상승 흐름에서 25%를 돌파해 문 전 대표의 대안임을 부각했어야 하는데, 자신의 말실수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한번 떨어진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측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전반전에 해당하고, 탄핵 선고 이후가 본격적인 레이스라는 판단이다.
안 지사 측은 야권 지지층을 의식해 적폐청산·정권교체 등을 강조하면서도 통합에 대한 메시지는 꾸준히 내고 있다. 안 지사는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내놓을 3·1절 메시지에서도 이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안 지사 측은 통화에서 "2년 뒤면 3·1운동 100주년이고,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다. 한 세기가 바뀌는 것이다.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질서, 통치형태가 나와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안 지사 측은 갤럽의 호감도 조사에서 54%를 기록, 문 전 대표(47%)보다 높게 나온 점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확장성 있는 후보'로서 잠재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안 지사 측 권오중 정무특보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전후가 나뉠 것이라고 본다"며 "탄핵 전에는 불안감과 위기의식 때문에 다른 이슈에 묻힐 수밖에 없지만 탄핵 이후에는 새로운 국가를 어떻게 건설하고, 단결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지에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특보는 이어 "결국 안 지사가 계속 말한 통합적 리더십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러면 호감도가 높고, 전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인정을 받을 것이 때문에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안 지사 측의 기대에 대해 정치권의 분석은 엇갈린다. 헌재의 탄핵 선고 후 진보·보수간 진영 대결이 강하게 펼쳐질 경우 '통합 적임자'를 자임한 안 지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탄핵 선고 후에도 적폐청산, 정권교체에 대한 요구가 지금처럼 높을 경우 안 지사가 반등의 국면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문 전 대표 측도 탄핵 이후에는 '국민 속으로'라는 기조하에 국민통합을 강조할 방침이어서 차별화에 성공할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