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총 3·1절 성명 "한국교회가 다시한번 민족의 등대 역할을"

입력 2017-02-28 17:34 수정 2017-02-28 17:35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고시영 목사·사진)는 28일 삼일절 제98주년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 흩어진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대한민국과 그 국민을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리며,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이 민족의 등대와 같은 귀한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세기총은 "독도에 대한 역사 왜곡과 일본군 성 노예에 대한 침묵은 한일간 협력에 가장 저해되는 요소이기에 일본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과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사죄가 있을 때에 양국 간 신뢰회복과 상호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삼일절 제98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 흩어진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대한민국과 그 국민을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리며,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이 민족의 등대와 같은 귀한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합니다.

삼일절(3월1일)은 일제강점기였던 기미년(1919년) 삼월일일 정오에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운동을 시작한 날입니다. 삼일운동은 대규모의 집단적 저항 운동으로, 광복에 대한 한국인의 염원과 일본의 만행을 세계만방에 알린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록 일제의 식민 통치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민족을 한국 민족으로 각성시켰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국가 기념일로 지켜지는 것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이러한 역사적인 의의 때문이며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삼일운동의 전통을 계승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 3월 1일, 우리는 우울한 현실 앞에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대규모의 집단적 행위 앞에 서 있습니다. 민족의 위대한 염원과 자긍심의 표출이라기보다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이기에 많은 수가 모이고 세계가 놀랄만한 질서정연한 시위의 현장임에도 자랑할 수 없는 것은 그 때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날에 교회를 돌아보는 까닭은 그 운동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음입니다. 당시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은 전 국민의 1.5%인 30만 정도에 불과 했으나 독립운동을 선도하였고, 절망하는 민족에게 소망을 선포하여 자주독립의 꿈을 잉태케 했다는 것은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의 교회는 수난 중인 민족과 함께 호흡한 교회였습니다.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는 33인이 모두가 종교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그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에 삼일운동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교회는 대 사회적 영향력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매력도 없어진 호감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숫자와 규모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합니다. 삼일운동의 주역이었던 당시의 교회는 연합단체도, 최고수준의 실력을 갖춘 학교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영향력은 거인이었습니다. 예배당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고 성경을 읽는 것이 교회생활의 전부였던 당시의 교회가 어디서 그런 선한 영향력과 선한 지도력이 나왔는가는 그들의 '변화된 삶'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삶의 방식과 양식만 변화된 기복의 삶이 아니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 하라"(벧전1:16)하신 그 말씀대로 성별된 삶의 변화였습니다. 착한 행실을 보임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삼일절 98주년을 맞아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전 세계 흩어진 한국인 디아스포라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1. 한국교회와 성도는 극심한 대립으로 분열되어 있는 대한민국을 치유하기 위하여 세대, 지역, 이념,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협력의 길로 선도해간다.

2. 독도에 대한 역사 왜곡과 일본군 성 노예에 대한 침묵은 한일간 협력에 가장 저해되는 요소이기에 일본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과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사죄가 있을 때에 양국 간 신뢰회복과 상호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3. 세기총은 한국교회와 세계한국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복음의 진리로 모든 나라에 평화와 자유가 함께 하기를 소망하며, 억압과 압제로 고통 받는 자들을 위로하고 해방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믿음의 선열들이 과거 민족과 사회를 이끄는 정신적 등불이 되었던 것처럼 한국교회와 함께 삼일운동의 애국애족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이 민족의 시대적 사명인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 철저한 자기 갱신과 변화를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7 년 3 월 1 일
(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시영 목사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