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한·미 연합훈련이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야외 기동훈련 독수리(Foal Eagle·FE)훈련이 먼저 실시되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키리졸브(Key Resolve·KR) 연습은 다음달 13일부터 시작한다.
28일 한·미 연합사 관계자는 “올해 한·미 연합훈련은 내일 독수리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실시된다”며 “김정남 암살 등 북한의 테러위협이 높아짐에 따라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던 지난해에 비해 더 큰 규모로 열기로 한·미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합훈련은 우리군 32만명과 미군 1만7000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올해 우리군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미는 미군 병력을 확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R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 증원 전력을 신속히 전개하기 위한 한·미 군사 연습이다. 해외에서 증원되는 미군 병력과 장비를 최전방까지 신속히 배치하는 절차를 숙달한다. 매년 2주간 시행하는 연합합동지휘소 연습(CPX)을 통해 시나리오별로 마련된 증원 전력 전개와 격퇴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점검한다.
FE 훈련은 우리군과 주한미군, 해외에 있는 미군 병력이 실제 투입되는 야외 기동훈련이다. 한·미는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KR연습과 실제 병력이 투입되는 FE훈련을 매년 8주 가량 병행한다.
군 소식통은 “한·미가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2척을 전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3함대 소속인 칼 빈슨호는 현재 남중국해 인근에서 작전 수행 중이며 연합훈련 때 제주 남방 해역에서 작전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된 로널드 레이건호는 부산에 입항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한·미는 미 전략자산의 대거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북한이 기존 핵·미사일 위협에 더해 최근 김정남 암살에 대량살상무기인 VX신경가스를 동원한 점이 전략자산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스텔스 전투기 F-22의 전개가 예상된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B-1B 랜서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스텔스폭격기 B-2와 함께 미 공군의 3대 핵심 전략무기로 꼽힌다.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 2차례에 한반도에 전개됐다.
최대 속도가 음속의 1.2배(시속 1335㎞)에 달하는 B-1B는 B-52 폭격기(시속 1502㎞)보다 빠르다. 유사시 괌 기지에서 출격해 한반도까지 2시간만에 도달할 수 있다.
한 번에 2000파운드(약 900㎏)급 합동정밀직격탄(JDAM) 24발과 500파운드(약 226㎏)급 재래식 폭탄 84발, 공대지 정밀유도폭탄 20~30발 등 최대 56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중 하나인 B-52 전략폭격기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한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재급유 없이 폭격 후 돌아올 수 있다.
최대 상승고도는 약 16.8㎞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약 907㎏의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미사일 12발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사거리 200∼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도 탑재 가능하다. 특히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를 탑재, 전시에 지하시설까지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재급유 없이 최고 1만2230㎞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세계 최강 스텔스전투기 F-22A 랩터는 전략자산은 아니지만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동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