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메트포민, 소화기암 환자 재발위험 낮추는 효과 있다

입력 2017-02-28 10:38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민’이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등 소화기 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메트포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당뇨치료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최창운) 방사선종양학과 김미숙(
사진) 박사와 한국보건의료원연구 고민정 박사 연구팀이 중앙암등록자료와 건강보험청구자료, 통계청 사망원인자료 등 전 국민 대상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당뇨병이 있는 각종 소화기 암 환자의 메트포민 사용여부에 따른 암 사망률 및 재발률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암 절제 수술을 받은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환자 중 메트포민을 복용 중인 환자를 추리고, 재발률과 생존률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간암 환자 5494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간 751명의 사망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36.6%, 사용하지 않은 경우 56.9%였다. 재발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41.3%, 사용하지 않은 경우 66.8%였다.

또 췌장암 환자 1919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췌장암 환자 764명의 수술 후 사망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72.5%, 사용하지 않은 경우 81.6%였다.

결장암 환자 2만6410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4503명의 경우엔 수술 후 사망률이 메트포민 사용자 12.8%, 비사용자 26.9%로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재발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11.3%, 사용하지 않은 경우 17.6%고 각각 조사됐다.

이 같은 경향은 직장암 환자들도 비슷했다. 직장암 수술 환자 5494명 중 당뇨병 동반자 751명의 사망률도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14.6%, 사용하지 않은 경우 24.2%로 나타났다. 재발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19.6%, 사용하지 않은 경우 30.8%였다.

김미숙 박사는 “당뇨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는 메트포민은 값도 싸서 향후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등 소화기암 환자의 재발 억제용 항암제로서 쓰임새가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와 ‘온코타깃(Oncotarget)’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