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 독일인 인질 참수

입력 2017-02-28 08:50
독일인 남성이 필리핀에서 악명 높기로 유명한 이슬람 무장단체인 아부 사야프(Abu Sayyaf)에 의해 잔인하게 참수 당했다.   

CNN 등은 27일(현지시간) 필리핀과 독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70세의 위르겐 칸트너가 아부 사야프에 의해 3개월 동안 체포된 후 몸값 지불 기한(2월 26일)이 지나자 곧바로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칸트너는 지난 2008년에도 파트너인 자비네 멀츠와 거의 두 달 동안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 아부 사야프에 납치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아부 사야프는 칸트너를 죽이는 장면을 녹화한 영상을 테러감시단체인 시테인텔리전스그룹(SITE Intelligence Group) 사이트에 올려 공개하기도 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가공할 정도로 끔찍한 행위를 비난한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비인간적인지를 다시한번 보여줬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단결해서 그들과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또 다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야만적인 참수”라며 “필리핀 군부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최후까지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부 사야프는 2월 26일까지 칸트너의 석방을 위해 3000만 페소(약 6억8000만원)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아부 사야프는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사바주에서 칸트너와 그의 파트너인 멀츠를 납치했다. 멀츠는 당시 무장단체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아부 사야프는 지난해 9월에는 거의 1년 동안 포로로 붙잡고 있던 노르웨이인을 석방한 바 있다.

아부 사야프는 필리핀 내에 있는 이슬람 분리주의 파벌 중에서 가장 과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남부에서 주로 활동하며, 폭탄테러와 외국인 관광객 납치 등으로 미국과 필리핀 정부로부터 테러단체로 지목됐다.1993년 아부 사바야의 지휘하에 민다나오섬 서쪽 바실란섬과 술루군도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맞서 지원병으로 참전했다.

중동지역 이슬람 무장단체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아부 사야프는 기독교 국가인 필리핀 남부 섬지역을 분리·독립시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3년 12월 다바오시 성당 폭탄테러 사건, 1994년 6월 바실란섬 버스납치 사건 등이 아부 사야프의 소행으로 밝혀졌으며, 1993년 세계무역센터(WTC) 지하주차장 폭탄테러 사건도 아부 사야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1년 팔라완섬 관광객 납치 사건, 2004년 마닐라 여객선 폭탄테러 등을 주도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