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하면서 정치권과 SNS가 요동치고 있다. 분노한 야권과 네티즌들은 황 대행을 국정농단 공범으로 규정하고 황 대행 탄핵과 함께 특검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날선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현직 검사가 전날 밤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과거사 재심 재판에서 소신 구형으로 눈길을 끈 임은정 검사는 “황 총리가 연장을 해 주지 않더라도 너무 걱정은 마시라고 조심스레 말씀드린다”며 특검 중단 이후를 걱정하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임 검사는 2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 게이트 초기에 검찰 수뇌부에서 그 속내가 빤히 들여다 보이는 사건 배당으로 수사가 지연되었음을 차마 부인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만, 결국 특별수사본부를 만들어 40여명의 검사를 투입했던 검찰”이라며 “역사의 도도한 물결이 결국 둑을 허물어뜨리고 이 땅의 불의를 쓸어내고 있는데, 검찰이 역사의 물결에 몸을 싣지 않을 수 있겠냐? 사건이 검찰로 다시 돌아온다면 검찰 역시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임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검에 파견나간 검사들도 일부 되돌아와 특별수사본부에 합류할테고, 선수 교체 또는 추가 투입을 위해 불펜에서 준비 중인 대규모 병력이 있으니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종래 민감한 사건에 있어서의 의아한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한 현 검찰 수뇌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의 범죄 혹은 잘못 유무에 대해 국민들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명명백백 밝힐 수 있을까에 대해 저도 회의적이긴 하다”며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검찰 수뇌부에서 공수처 도입 필요성을 스스로 만들어주는 우를 범치 않기 위해 자정노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이성적으로 기대해 본다”고 적었다.
임 검사의 글은 황 대행의 특검 연장 불허 발표로 삽시간에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페북에 달린 댓글에는 “임 검사의 주장은 말 그대로 이성적인 기대일 뿐이며 국정농단 세력을 방조해 온 검찰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검찰에 대한 불신이 워낙 깊지만 이번 게이트는 검찰의 생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임 검사의 주장에 동조했다.
임 검사의 페북글은 이날 오전까지 3000건이 넘는 ‘좋아요’ 등 의견과 함께 500회 이상 공유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