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시장 개 판매시설 철거 시작… 일부 업소 반발

입력 2017-02-27 15:55
사진=뉴시스

국내 최대 규모 식육견 거래 시장인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식육견 판매시설 자진철거가 27일 시작됐다. 보상을 요구하며 철거에 반대하는 상인들의 반발도 커 마찰도 우려된다.

27일 오전 10시30분쯤 모란가축시장의 22곳의 개고기 판매업소가 밀집한 곳에서는 간판 및 개를 가둔 우리, 도축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10여곳이 인력을 동원해 철거하면서 시장 곳곳에 청소차량이 들락날락했다. 60㎡ 안팎의 규모의 개고기 판매업소는 개 업소당 보관시설 2~3개, 도축시설 1곳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모란가축시장상인회가 지난해 12월 13일 성남시와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해 자진 철거에 나선 것이다.

성남시는 협약에 따라 자진 철거 업소의 폐기물 처리비 및 시설 개선을 지원한다.

상인회 김용복 회장은 철거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시와 약속한대로 모란시장에서 개를 가둬 놓거나 도살하지 않고, 관련된 시설 전부를 단계적으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참을 약속한 22곳 가운데 7곳은 자진철거에 불참했다”며 “생계터전을 잃지 않을까 두려움이 크지만, 우리가 함께한다면 새로운 모습의 생계터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상인회는 개고기 판매 중단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모란가축시장에서 살아 있는 개를 판매하거나 도축하는 행위를 전면 중단하지만 개고기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 전환은 상인 각자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거현장에서는 자진철거에 반대하는 업소 7곳이 포함된 ‘모란시장 축산연대’(가칭)측이 항의 방문해 고성을 주고받으며 상인회 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축산연대회는 상인회가 시와 일방적으로 협의한 뒤 철거를 진행했다고 맹비난했다.

모란가축시장은 연간 8만여 마리 규모의 식육견이 거래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육견 거래시장이다. 1960년대 변두리 지역에서 분당, 판교 등 신도심 개발과 교통의 발달로 도시 중심지로 발전했으나 개, 염소, 닭을 산 채로 진열·판매하면서 소음과 악취에 따른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