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포스트 최지성’ 누가 될까

입력 2017-02-27 08:52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이르면 이번주 해체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의 역할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전실을 책임진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비상경영체제인 그룹 경영전반을 책임있게 이끌어나갈 인사가 주목된다.

삼성은 최 부회장과 정 사장의 사의표명설에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부회장 구속 사태를 맞아 사의를 표명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퇴가 수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삼성이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사의표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이 부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미전실부터 해체했다가 자칫 그룹 컨트롤타워만 마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검 수사가 끝난 뒤에는 이 부회장이 약속한 미전실 해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어떤 인사가 ‘포스트 최지성·장충기’가 될 지로 옮겨가고 있다.

미전실이 해체되면 최소한 업무조율 및 협력시스템 가동을 위해 기존 미전실 기능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으로 나눠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3사가 전략, 인사, 기획 기능을 확대·강화해 전자계열사, 금융계열사, 바이오계열사를 이끄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리전략실 기능을 주요 계열사로 이관하는 식이다.

이 경우 권오현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뒤 최 부회장이 그룹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챙기고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를 총괄하는 투톱 체제를 관측했다.

하지만 최 부회장과 달리 권 부회장은 특검수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이 주장은 삼성전자에 현안이 산적했다는 데 기반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전장기업 하만 인수 마무리를 위한 후속 절차를 무리없이 진행해야 하고 갤럭시S8도 성공적으로 론칭해야 한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역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 사장도 최순실 사태로부터 자유로운 인사로 꼽힌다.

최 사장은 글로벌 경험이 그룹에서 가장 많고 삼성그룹에 영입된 뒤 주요 계열사 수장을 두루 거치며 능력을 보여준 인사로 분류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