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 쿠바를 침몰 시킨 손아섭의 불꽃 방망이

입력 2017-02-26 18:28 수정 2017-02-26 18:31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이 4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손아섭의 활약을 앞세워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대표팀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번째 평가전에서 7대 6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쿠바를 6대 1로 제압했던 대표팀은 2차전마저 따내며 2연승을 달렸다. 1차전에서 홈런을 때렸던 손아섭은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 초반 대표팀은 쿠바 선발투수 블라디미르 바노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노스는 커터와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을 선보이며 4⅔이닝 동안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봉쇄했다. 반면 대표팀 선발투수 양현종은 3이닝 동안 54구를 던지며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선취점도 쿠바가 가져갔다. 쿠바는 3회 요엘키스 세스페데스의 3루타와 로엘 산토스의 적시타로 첫 점수를 냈다. 이어 산토스는 희생번트로 2루를 밟았고, 4번타자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왔다.

대표팀은 손아섭의 안타를 앞세워 추격했다. 손아섭은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했다. 김하성과 김태군이 파울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후속타자 이용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대표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6회말 대표팀은 쿠바에 다시 1점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7회초 대거 6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시작은 손아섭이었다. 손아섭이 이날 세 번째 안타로 출루했고, 김하성이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1,2루 기회가 왔다. 이어 대타 양의지의 내야안타 때 쿠바 수비진의 실책이 나오면서 손아섭이 재차 홈을 밟았다.

대표팀은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고 경기를 뒤집었다. 이용규가 동점, 박석민이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진 1사 주자 2,3루 기회에서 오재원이 고의사구로 걸어 나가며 만루 기회가 왔다. 민병헌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한 대표팀은 이대호의 볼넷 출루로 다시 만루 기회를 맞았다. 손아섭은 되돌아온 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은 7회말 1점을 내줬지만 8회말 등판한 심창민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말에는 원종현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2점을 내주며 추격을 당했다. 그러나 원종현은 쿠바의 마지막 타자를 침착하게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김인식 감독은 “쿠바 선발투수 바노스의 예리하게 꺾이는 변화구에 우리 선수들이 경기 초반 잘 대처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손아섭이 결정적일 때마다 안타를 쳐줘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손아섭은 “평가전이지만 이기는 데 도움이 돼 기분이 좋다. 조금씩 타석에서 공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WBC 본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4안타의 비결에 대해 “숙소에서 지난 시즌 잘할 때의 영상을 보고 문제점을 찾았고, 잘할 때 느낌으로 해봤더니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세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