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SNS가 추가로 발견된 가운데 그룹 빅뱅의 태양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는 24일 흐엉의 한국인 남자친구 K씨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30대 초반의 K씨는 외국 물류회사의 베트남 호치민 지점에서 근무한 작년 6월 현지 채팅앱 비톡(Beetalk)을 통해 흐엉을 알게 됐다. '비톡'은 동남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온라인 메신저 중 하나로 '데이트앱'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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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호치민 지점에 일하면서 6~7월 호치민과 하노이를 오가며 흐엉을 5~6차례 만났다.평소 흐엉을 '루비'라는 예명으로만 불렀다"며 "주로 밥과 술을 같이 먹는 사이였고 함께 노래방도 가는 등 여가를 즐겼다"고 밝혔다.
K씨는 또 "흐엉이 아이돌 그룹 빅뱅 태양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혔다. 흐엉과 하노이에서 자주 노래방에 갔다는 K씨는 "루비가 태양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해서 몇 번 불러준 적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루비가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흐엉의 페이스북에도 태양의 사진과 함께 '내 남자는 너무 바빠요(My boy is so busy)'라는 게시 글이 올라와 있다.
그러면서 K씨는 “'루비'라는 계정의 페이스북 외에 'Linh Ngoc Vu'이란 계정으로 새로 드러난 페이스북 역시 흐엉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그는 "'Ruby Ruby(루비 루비)'계정은 최근에 새로 만든 것이고, Linh Ngoc Vu 계정이 오래 전 흐엉이 사용하던 페이스북 계정"이라고 설명했다.
'Linh Ngoc Vu'계정에는 총 124명의 친구가 등록돼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한국인이다. 게시물 곳곳에는 'Gomawa(고마워)', 'oppa(오빠)' 등 영어로 쓴 한글 단어도 보인다.
마지막으로 K씨는 흐엉을 "전형적인 단순한 베트남 소녀"라며 "그 친구 성격이 치밀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굳이 말하자면 조금 단순한 편이다. 남의 말을 쉽게 믿는 편이어서 본인이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될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