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호남을 방문해 ‘선한 의지’ 발언을 사과했다. “아내에게 하루종일 깨졌다”며 민심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안 지사는 24일 전남 보성 벌교읍 유기농 재배 농가를 방문해 지역 청년농업인 15명과 간담회를 가진 뒤 순천 문화예술회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또 여수 수산시장 화재 피해현장을 방문해 상인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첫 대선 경선지역이자 야권 후보로서 가능성을 관측할 호남에서 최근 ‘선한 의지’ 발언으로 돌아선 민심을 잡기 위해 1박2일 일정의 강행군을 시작했다.
안 지사는 “선한 의지 발언으로 아내에게 하루 종일 깨졌다. 왜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오해를 사느냐고(혼났다)”라며 “아내에게 종일 시달렸다. 나가서도 시달리고, 집에서도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라도 좀 위로해주지’라고 했더니 ‘자기도 화가 나서 그렇다’고 했다. 예를 잘못 들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 위로 말씀과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안 지사는 한 참석자로부터 ‘어떻게 하면 괜찮은 어른이 될까’라는 질문을 받고 곤경에 처한 자신을 비유한 듯한 말을 꺼냈다.
그는 “자기가 양심과 소신에 따라 결정한 것은 꾸준히 가는 게 제일이다. 자리를 안 바꾸는 게,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다. 어떨 때는 버티는 것만으로 꾸준하게 노력하는 게 최고다. 전제는 바른 양심과 소신에 입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듯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의 역사, 기적 같은 노무현의 정권 재창출 역사를 이어받아 이제 대선투표에서 개표하는 날 아랫목에 두 다리 쭉 뻗고 개표방송을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 카드가 안희정이라고 감히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