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매물 나온 황교안 시계 “대통령놀이? 가격 20만원”

입력 2017-02-24 16:15 수정 2017-02-24 16:16
지난 21일 인터넷 중고장터 ‘중고나라’에 매물로 나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 24일 오후 4시 현재 게시물은 삭제됐다. 중고나라 캡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념시계 논란은 인터넷 중고장터 ‘중고나라’ 카페에서 촉발됐다. 한 회원이 지난 21일 이 카페 게시판에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직함으로 황 대행의 서명을 새긴 손목시계를 올리면서였다.

 이 회원은 매물 게시물 제목에 ‘유일 판매’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가격은 20만원이었다. 택배보다 직접 만나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직거래’를 원했다. 판매한 게시물에서 황 대행에 대한 의견은 없었다. 이 회원이 황 대행의 기념시계를 올린 목적은 비판이나 조롱보다 판매를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회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다른 회원들은 이 매물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서 “황 대행의 대통령놀이” “국정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대행이 아닌 집권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차기 대선을 겨냥한 기념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회원 수 1500만명 이상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 중고장터에서 매물로 나온 황 대행의 기념시계는 자연스럽게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타임라인을 타고 전해지면서 정치권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매물을 올린 회원은 24일 오후 4시 현재 게시물을 삭제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황 대행의 기념시계를 공개하며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냐”고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은 황 대행의 기념시계 제작과 배포를 질타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황 대행에게 맡겨진 자리는 기념시계 따위나 제작해 배포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역하라고 주어진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대행은 기념시계 제작, 배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이 원하는 ‘특검 시계’를 연장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한 손에 국무총리 시계, 한 손에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채워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라는 지적이 많은 이유는 이런 모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재 바른정당 대변인은 ‘황교안 권한대행 국민혈세로 기념시계, 제 정신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탄핵정국이란 엄중한 상황에 권한대행이 무슨 벼슬인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가 나온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황 대행에게 ‘국민들은 피눈물 나는데 대통령 놀이하느냐’는 네티즌들의 분노 섞인 글을 보낸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