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장관 “북한은 범죄국가, 여행 자제”… 김정남 암살 놓고 대립 심화

입력 2017-02-24 15:52 수정 2017-02-24 15:56
말레이시아 아지즈 문화 관광부 장관. 사진=더스타 온라인

세리 나스리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이 북한을 ‘범죄국가(Rogue nation)’라고 비판하며 자국민들에게 “북한을 여행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조사를 두고 말레이시아와 북한 사이에서 외교 대립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말레이시아 언론 더스타는 24일 아지즈 장관이 ‘National Craft Day’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불가능한 일(김정남 암살)을 하고 있는 북한은 범죄국가”라며 “국민들은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북한이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 범죄국가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은 북한이 아니다. 이곳은 말레이시아다. 우리는 우리의 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를 비난하면서 공동 수사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무비자 협정을 파기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인들은 애초부터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비자 협정을 재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사건은 공화국 공민(김정남)이 쇼크사로 사망한 일이다. 이 사건을 남한 정부가 박근혜 역도의 숨통을 열어주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딴 데로 돌려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음모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말레이시아 정부 조치는 국제법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우리를 걸고 들고 있는 것은 천만부당하며 초보적인 인륜도덕도 모르는 후안무치한 일”이라 비판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사망했다. 암살 사건 용의자로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8),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 북한 국적 이정철(47), 시티 아이샤의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 국적의 무하마드 파리드 잘라루딘 등 총 4명이 체포됐다. 이 중 잘라루딘은 석방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이재남 등 용의자 4명의 신병 인도와 북한대사관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2등서기관 현광송,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등 북한 국적자 3명에 대한 수사 협조를 북한 당국에 요청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