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연금이냐” 국민연금 65세→67세 조정에 뿔난 네티즌

입력 2017-02-24 07:45
사진=뉴시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만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공개되자 온라인 곳곳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기금 운용을 잘못해 악화된 재정 때문에 수급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23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공사연금의 가입 및 지급 연령의 국제비교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현재 주요 선진국들은 고령화로 공적연금 재정이 악화되면서 연금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독일은 2027년까지 공적연금 지급 연령을 67세로 높일 계획이다. 프랑스도 2013년 연금개혁을 통해 수급 연령을 67세(2022년 시행)로 조정했다. 이탈리아 등은 70세까지 늦추는 방안을 확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65세로 고정돼 있다. 현재 수급 연령은 만 61세(2017년 기준)이다. 2013년부터 2033년까지 만 60세에서 5년마다 1세씩 늦춰진 뒤 최종적으로 만 65세로 고정된다.

보고서엔 “고령화가 심한 한국도 수급 연령을 67세로 상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60세 미만이 국민연금 의무가입 나이도 연금수습 연령인 65세에 맞춰 65세 미만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60세만 되도 소득절벽이 오는 상황에서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면 서민들은 먹고 살길이 막막해 진다는 게 이유다. “죽고 나서 연금 받으라는 거냐?” “국민연금이 아니라 사망연금이다” “연금받기 전에 굶어 죽을 듯” “안 내고 안 받는 게 낫다” 등의 의견이 대부분이다.

삼성물산 합병과 연결 짓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삼성 퍼줄 돈은 있고 수급자 줄 돈은 없냐” “연금 운용 제대로 못해 손실 난 피해를 왜 수급자들이 입어야하냐” “삼성물산에 투자하고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손해 보면서 재정이 악화된 거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연금공단은 “연구자 개인의 의견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33년까지 연금 타는 나이가 65세로 늦춰진 만큼 연금 수령 연령을 더 늦추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