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에 내걸린 졸업 축하 현수막이 도넘은 선정성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 현수막은 해당 대학의 총학생회에서 제작해 충격을 더했다.
23일 A대학 익명 커뮤니티인 ‘A대학 대나무숲’에는 학생회관 앞에 걸려있다는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얼핏 보면 졸업 축하 메시지로 보이지만 선정적인 문구에서 ‘축’ ‘졸’ ‘업’이라는 글씨만 확대한 모습이다. 문구 옆에는 졸업 당사자로 보이는 학생들의 사진이 커다랗게 박혔다.
제보자는 “학우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타학교 학생들도 (졸업식에) 올텐데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게 창피하다” “고등학생보다 생각이 어린 것 같다” “사과하고 자퇴하라” 등의 비난 댓글이 빠르게 늘었다. 문제의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눈을 의심했다”거나 “대학이라는 곳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등의 한탄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총학생회는 사진이 처음 올라왔던 대나무숲을 통해 사과문을 전했다. 총학생회 측은 “조금 색다르고 재미있게 제작해보고자 했던 것을 생각 없이 과장했다”며 “사진은 졸업생분들의 엽기 사진이며 선배님들의 졸업식을 축하해주고자 제작했던 것이다. 모두가 기쁘고 즐거워해야 할 졸업식에 저희의 불찰로 많은 분께 불쾌감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익명’으로 발표한 성의없는 사과문은 되레 화를 불렀다. 한 네티즌은 “이런 사과문을 대나무숲에서 보게된 점에서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사태의 경중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A대학의 대나무숲을 관리하는 네티즌은 댓글로 “이런 생각을 하는 총대의원회가 있는 학교의 대숲 관리자라니… 왜 제가 창피하죠”라고 적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