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처치’ 맹렬한 전도냐 부드러운 전도냐, 여러분의 선택은?

입력 2017-02-23 17:22
얼마 전 택시를 탔다가 전도에 열심인 기사님 두 분을 연달아 만났습니다. 그런데 두 분의 전도 방식은 아주 달랐습니다. 

지계환(한마음교회) 기사님은 ‘속사포’ 쏘듯 맹렬하게 복음을 전한 반면, 신인섭(은평중앙교회) 기사님은 부드러운 어조로 신중하게 하나님 얘기를 꺼냈습니다. 

열정적으로 전도하는 지계환 기사(왼쪽)와 차분하게 전도하는 신인섭 기사가 각각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도로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 기사님은 타자마자 “나처럼 멋진 기사를 만난 걸 축하 드린다”며 큰소리로 인사했습니다. 이어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고 하나님을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로 쉴 새 없이 말했습니다. 참 열정적이라고 느꼈습니다. 한편엔 부담스러워하는 승객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 기사님은 날씨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던 것 같습니다. “추우시죠”라고 물은 뒤 히터를 높여주셨습니다. 이후 백미러로 제 안색을 보셨습니다. 건강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 뒤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이어갔습니다.

저는 두 분이 매번 그렇게 전도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지 기사님은 “모든 분들에게 항상 복음을 전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신 기사님은 “복음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장거리 손님에게 주로 전도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운전기사선교연합회에 등록된 회원은 7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도인이 운전하는 차는 ‘무빙처치’(Moving Church·움직이는 교회)입니다. 운행하는 동안 승객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두 기사님에게 승객의 항의를 받아본 적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지 기사님은 “종종 항의를 받아요. 한 아주머니는 듣기 싫은 얘기를 억지로 듣게 한다면서 경찰서에 신고한 적도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신 기사님은 “항의받은 적은 없어요. 들을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이는 분에겐 억지로 전하지 않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떤 무빙처치가 더 좋을까요. 전도는 하나님의 명령(행 1:8)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복음을 전하는 건 되레 기독교에 대한 오해나 반감만 심어주는 건 아닐까요. 예수님은 온유하고 겸손한 당신의 모습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마 11:29). 예수님처럼 온유하게 전도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예수님이 더 기뻐하는 방식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