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측 김평우 변호사의 원색적인 발언을 헌재가 용인해준 데 대해 “시빗거리를 없애기 위해 참고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변호사의 발언에 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발언이었지만 헌재가 박 대통령 측의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그냥 진행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전날 박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국회 측 수석 대리인’이라고 비난하는 등 재판관들을 향해 원색적인 표현을 쏟아냈다.
노 변호사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표하면서도 계속 진행한데 대해 “변호사 퇴정을 명할 수도 있었지만 대통령 대리인단의 의도 등을 감안해 가급적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 심판 결과가 불리하게 나왔을 때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걸 수 있는 만큼 변론을 가급적 들어주겠다는 의도로 김 변호사의 지나친 변론을 일부러 막지 않았다는 얘기다.
노 변호사는 김 변호사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정당한 변론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재판부를 이렇게 모욕하고 비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김 변호사가 강일원 헌재 재판관에게 ‘국회 측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정당한 변론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선동과 유사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