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막말 파문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50년 전 제8회 사법시험을 통과한 법조계 원로다.
‘등신불’을 쓴 소설가 김동리의 차남이고, 제9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진만 전 의원의 사위다. 경기중·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1967년 제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방법원, 청주지법 충주지원에서 판사를 지냈다.
판사 생활은 10년 이내로 짧았다. 김 변호사는 미국 유학을 거쳐 1980년 변호사로 전업했다. 1981년 미국 뉴욕 휘트맨앤랜삼법률사무소, 1982년 영·미식 로펌의 시초 격인 법무법인 세종 설립에 참여했다.
이어 1997~1999년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 2000~2001년 현대증권 법률 담당 부사장, 2000~2002년 세계한인변호사회 회장, 2006~2008년 서강대 법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2009년 제45대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당선해 2년간 활동했다.
김 변호사는 박 대통령 탄핵을 줄곧 반대했다. 지난달 중순 ‘탄핵을 탄핵한다’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비난했다. 박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헌재 대심판정에 들고 나타나 주목을 끌었던 책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16일 박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합류했다.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1시간30분 동안 재판장을 향한 고성과 막말을 담아 변론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변호사는 “국회가 동서고금에 없는 ‘섞어찌개’ 13가지를 만들었다” “북한식 정치 탄압” “국회가 야쿠자인가”라고 국회를 비난했고, 강일원 재판관을 직접 언급해 “국회 수석대리인” “법관이 아니다”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말씀이 지나치다”고 지적할 정도로 김 변호사 발언의 수위는 높았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일 15차 변론기일에서 이 권한대행의 정리발언 이후 “내가 당뇨질환을 가졌지만 변론을 해야겠다. 어지러워 점심식사를 마치고 변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