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가요 ‘모르쇠’ 작곡가 유지성, 법꾸라지 향한 일침

입력 2017-02-22 14:07 수정 2017-02-22 14:08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 구치소를 나가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좌).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우). 사진=뉴시스

작곡가 유지성씨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풍자해 제작한 트로트 ‘모르쇠’를 “상식을 뛰어넘은 변명에 기가 막혀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2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모르쇠는 국정조사 청문회를 보다가 일반상식을 뛰어넘는 변명에 기가 막혀서 시작했다”며 “노랫말을 만들 때 주변에서 보복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 곡을 부른 가수 권윤경씨와 함께 출연했다. 두 사람은 부부다. ‘모르쇠'는 지난달 2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인기를 얻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 실제 제목보다 ‘법꾸라지'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진행자 김어준은 ‘모르쇠'를 “분노를 예술로 풀어낸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곡은 김 전 실장의 “제가 잘 모릅니다”라는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발언으로 시작된다. 세월호 7시간 행적, 박근혜 대통령 불법 미용시술 등을 다루며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했다.

 유씨는 “원래 골수 여당 지지자이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면서도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너무 화가 났고 실망하게 됐다. 이에 풍자 트로트를 통해 답답함을 풀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후속곡 ‘엮었어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곡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뇌물죄에 대한 특별검사팀 판단에 대해 “엮었다”고 말한 부분을 가사로 인용할 예정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밝혀지면서 주범들을 향한 네티즌들의 패러디가 거세지고 있다. 김 전 실장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우 전 수석이다.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풍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사 전문>

1절
몰라요 모릅니다 기억이 안 납니다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본적도 들은적도 만난 적도
통화한 일도 없습니다
일곱시간 행적도 올림머리 사연도
나는요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내이름은 법꾸라지 나는 뻔뻔 모르쇱니다

2절
몰라요 모릅니다 기억이 안 납니다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본적도 들은적도 만난 적도
통화한 일도 없습니다
보안손님 이름도 불법미용 시술도
나는요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내이름은 후안무치 나는 철판 모르쇱니다
나는 뻔뻔 모르쇱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