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지난 21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병원에서 부친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현지 중국어 신문 중국보가 22일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보는 “김한솔이 지난 20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해 유전자(DNA) 검사를 위한 시료 채취 등의 절차를 마쳤다”며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떠났다”고 전했다.
또 “김한솔이 부친의 시신을 확인할 때 말레이시아 경찰은 복면을 쓴 특수부대원 200여명을 병원에 파견했다”며 “김한솔은 특수부대원으로 변장하고 병원에 들어가 3시간 뒤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2명의 암살로 사망했다. 김정남은 2011년 11월 사망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다. 이복동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뒤 프랑스 파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해외를 전전했다.
김한솔은 김정남의 아들이자 김정은의 조카다. 김한솔 역시 부친의 사망으로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둘째 부인 이혜경, 아들 김한솔, 딸 김솔희 등 일가족이 2000년대부터 거주한 마카오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보도했다.
칼리드 아부 바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쿠알라룸푸르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시신의 인도를 요구한 유가족은 없었다”면서 “김한솔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는 주장은 허위다. 김한솔이 입국할 경우 신변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연루된 남성은 모두 북한 국적으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2등 서기관도 연루됐다”며 “암살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에서 떠나 북한으로 돌아간 용의자 4명에 대해 송환을 북한 정부에 요구했고, 2등 서기관의 경찰 출두를 북한대사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