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가족 소유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지내며 휴식과 업무를 병행했다. 그가 지난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한 후 33일간 마라라고에서 보낸 날이 11일이나 된다. 거의 매주 주말 마라라고를 찾은 셈이다. 그는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곳에서 함께 골프를 치고 만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대신 마라라고에서 지내는데만 혈세 1000만 달러(약 114억7000만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CBS 뉴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마라라고 체류에 들어간 비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중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들어갔던 비용을 근거로 계산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약 1000만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운영비와 경호비용이다. 에어포스 원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시간 당 18만 달러에 달한다. 마라라고가 있는 팜비치까지 왕복에 약 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소 70만 달러가 들어가게 된다.
비정부기구인 '사법감시'기구의 톰 피턴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매주 주말 마라라고에 간다면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백악관이 반드시 관련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동안에 쓴 휴가비용 문제를 걸고 넘어간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에 세금 수백만달러를 썼다. 믿을 수가 없다"고 트위터에 쓴 것.
트럼프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오바마가 약 4년전 플로리다에서 주말 휴가를 지내는데 약 360만 달러가 들어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에어포스 원 및 경호부대 수송용 항공기 비용에만 280만 달러가 들어갔고, 경호 비용에 약 80만 달러가 들어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8년간 여행비로 약 9700만달러의 세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현재 추세대로라면 임기 첫 해에만 오바마가 8년간 쓴 여행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라라고는 방 118개의 회원 전용 리조트이다. 시리얼 제품으로 유명한 포스트 사의 설립자가 세웠다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방 정부 소유가 됐고, 이후 트럼프가 매입했다. 현재 공식 소유주는 트럼프가 세운 회사인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이후 회사의 운영권을 아들들에게 넘겼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