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급사(急死) 부르는 부정맥…갑작스런 두근거림 "의심 해봐야"

입력 2017-02-21 22:19

지난 겨울은 심장마비로 사망한 유명인들의 소식이 많았다. 세계적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나 스타워즈 레아공주로 유명한 캐리 피셔 등 모두 심장마비가 사인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심장마비는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갑자기 추워지는 한겨울이나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매년 1000명 가운데 1~2명씩 사망할 정도다.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혈압과 맥박이 증가하는데, 이런 작용이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부정맥은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부정맥은 최근 급증한 질환 중 하나로 심장의 노화, 고혈압,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고혈압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은 맥박이 규칙적인 박동에서 벗어나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말한다. 정상 맥박은 분당 60~100회로 이보다 빠르면 빈맥, 느리면 서맥, 그리고 빠르면서도 불규칙한 것은 '심방세동'으로 구분한다. 
 심방세동의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으로는 심방에 있는 동방결절이라는 곳에서 심장이 뛰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에 따라 심장이 순차적으로 박동하게 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정상 박동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부정맥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간단한 부정맥에서부터 전극도자 절제술로 조치가 가능한 부정맥, 심장마비를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정맥 등 종류와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은 부정맥의 종류와 환자가 갖고있는 심장질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경미한 가슴 두근거림, 흉통으로부터 실신과 돌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이정명 교수는 “많은 환자가 부정맥이 있다는 것만 알고 지내는데, 정확한 진단명을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위험도가 다르고 심실세동 같은 부정맥은 바로 급사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성을 5배 정도 증가 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는 부정맥의 종류와 증상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빈맥 중에서도 발작성 심실성 빈맥은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이라는 시술을 통해 1~2시간 이내 비교적 간단히 완치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최근 고령화와 함께 크게 증가해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에 가장 흔하지만, 뇌졸중 확률을 5배 이상 증가시킨다.
 따라서 우선 항응고제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고 환자 상태에 따라 항부정맥약 및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로 정상맥을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정상맥으로 전환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는데, 맥박이 너무 빨라지지만 않도록 조절하면서 지낼 수도 있다.
 빈맥이나 심실세동 같은 부정맥이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심박동기와 유사하게 생긴 삽입형 제세동기를 피부 밑에 삽입하면, 이 기계가 심장박동을 계속 모니터하고 있다가 심실세동으로 급사가 발생하면 바로 전기충격을 가해서 정상맥으로 돌려서 소생시켜 줄 수 있다.

 술, 담배, 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부정맥과 급사 예방에 도움된다. 또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런 두근거림이 있다면 증상이 나아지길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부정맥은 갑작스럽게 발생했다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며 심전도 검사상 정상인 경우가 매우 흔하므로 증상이 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은 증상이 없기도 하고 나타났다가 바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 및 정기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