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연행한 한국계 미국인 목사 일행 중 3명이 11일 만에 풀려났다.
중국 내 한국선교사들은 21일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 9일 중국 지린성 옌지 호텔에 투숙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행정구류 처분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목사 일행 4명 중 3명이 20일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밝혔다.
선교사들에 따르면 탈북민 구호에 힘쓴 이들은 한국계 미국인 박원철(50대)목사와 중국인 김모(50대)전도사, 중국인 손모(40대)씨, 한국국적의 탈북민 김모(30대)씨로 모두 남성 크리스천이다.
그러나 함께 체포됐던 김모씨는 석방되지 못하고 구류가 연장됐다. 선교사들은 중국 공안이 탈북민 출신인 김씨에 대해 조사할 게 더 남아있어 구류를 연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선교사는 “석방된 기독교인 3명은 현재 서울로 이동 중”이라며 “당분간 기도원에 들어가 앞으로의 선교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기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미국시카고에 안디옥한인교회를 개척했고, 세계협력선교회(Global Assistance Partners)에서 미전도종족 코디네이터로 사역하고 있다.
박 목사는 최근 북한선교에 집중했다. 한 콘퍼런스에서 박 목사는 ‘북한성도 영친운동’을 제안했다. ‘영친운동’은 교인들이 북한의 미래 믿음의 식구들을 가족으로 입양해 그들을 위해 중보기도하자는 운동이다.
중국은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선교활동이나 탈북주민을 보호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체포된 이들은 순수한 선교목적으로 활동하던 사람들로 알려졌다. 교계는 중국정부가 선교사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정부의 이번 강경조치는 사드배치로 악화된 한·중 관계에 배경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한국인 선교사 17가정도 최근 중국에서 강제출국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영사 조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