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말레이 경찰, 이정철에 인권 유린” 주장… 공동 조사 요구

입력 2017-02-21 10:59 수정 2017-02-21 15:29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이정철이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ar TV 캡쳐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의혹을 풀 ‘키맨(핵심 인물)’으로 지목된 이정철에 대한 현지 경찰의 인권 유린을 주장했다. 이를 빌미로 북한측의 사건 조사 참여를 요구했다.

 말레이시아 언론 ‘더스타’는 21일 “사건(김정남 암살 사건) 발생 후 7일이 지났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며 “이번 사건은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강철 대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을 통해 수사 결과를 들을 수 있지만 그들의 수사를 믿을 수가 없다”며 “북한은 공동 수사체제를 원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공동 수사를 요구하며 말레이시아 정부의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이정철이 살고 있던) 콘도를 급습했을 때 그의 가족을 위협하고 그의 아들을 때려 눕혔다”며 “경찰은 영장이나 증거 없이 강제로 그를 체포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이정철을) 체포하는 장면을 TV에 방영했다”며 “심지어 그의 가족들에게 총을 겨누고 목숨을 위협했다. 이것은 미국 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인권 유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사는 피살 된 김정남을 ‘피해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데 있어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 의문”이라며 “사망한 북한 주민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라고 주장했다.

 또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망 원인 규명에 노력하지 않고 있다.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 요구는 사건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불법적인 행위”라며 “우리는 수사 결과를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경찰에 구속 된 용의자들을 만나기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독극물이나 화학 물질로 인해 (김정남이) 살해 됐다는 의혹은 한국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우리는 여성 용의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인 이정철은 “김정남을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가지 않았다. 암살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김정남을 죽이지 않았다. 석방해 달라”며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앞서 체포한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가 암살에 사용한 도구 등 스모킹건(결정적인 증거)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