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구속 전 마지막 인터뷰일 수 있다”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받고 한숨을 내쉬면서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한 뒤 “모른다”고 짧게 답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그 눈빛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가족회사 자금 유용 의혹을 물은 기자를 쏘아보았던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포토라인에서 보여줬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냉랭하고 강렬한 눈빛은 물론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와의 관계나 이 사건의 묵인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21일 오전 10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그는 “법정에서 충분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짧게 말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영장심사는 오전 10시30분 시작됐다. 우 전 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오전 9시30분쯤 도착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자들로부터 ‘혐의를 인정하는가’ ‘최순실씨를 여전히 모른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모른다”고 짧게 답했다.
우 전 수석은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여부를 기다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과정으로 볼 때 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22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